1. 일 끝나고 홍대입구역으로 가기 위해 걷고 싶은 거리를 걷고 있던 중.
집시 기타리스트와 조우함.

스마트폰으로 반주를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임.
미스가 좀 잦긴 했지만서도 좋았단 말이야.
그러게. 요게 요즘 들어 좀 의문인데. 바로 그,
'단순하고 별볼일없는 편곡인 것 같은데 왜 노래는 따라부르게 되는가'
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랄까.
요 때 사실 테크닉적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집시 기타를 거기서 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무언가 바람직했던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ㅎ
사운드를 받아들이는 데에 이렇게 기복이 심한데, 대체 음악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ㅋㅋㅋ
그 날, 날씨가 꽤 쌀쌀했기 때문에 손 좀 녹이면서 기타 치면 좋겠다 싶어서
편의점에 가서 캔커피를 사 와서 천 원짜리 두 장이랑 코인박스에 넣어두었다.
솔직히 딱 보고 '어, 짜식. 쫌 벌었네?' 싶어서
커피만 놓고 올까 하다가 ㅋㅋㅋ 좋은 게 좋은 거라고 ㅋㅋ
아. 홍대에서 이런 바람직한 꼴을 보게 되다니. 걷고 볼 일이여.
홍대는 일단 보이는 젬베란 젬베들은 싹 수거해서 한 번에 불태워버려야 좀 걸을만 할 거다.
2. 사실 어제는 입원해계시는 이모부 병문안 차,
또는 정말이지 몇 년만의 해후를 위하여 서울로 행차하신 아부지와 홍대에서 접선.
두 분은 정말이지 몇 년만의 해후인지 내가 다 벅차올랐었는데..
이모부를 보고 울먹거리는 아부지 표정이랑,
아부지 손을 꼭 붙들고 연신 흔들었던 이모부 표정이랑. 참.
인사드리고 나도 좀 같이 앉아있다가, 두 분이 하실 얘기 많으실 것 같아서 자리를 피해있었는데
이모부가 많이 편찮으셨기 때문에 많은 대화는 나누지 못하셨을 거다.
(번호교환 하셨으니 됐다고.. ㅋㅋ)
이모부께서 좀 마지막을 준비하신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슴이 그냥 어딘가 먹먹했지만.
어린 챔버가 그 '인생의 완전한 어떤 것' 을 알 나이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좀 들었다.
여튼,
아부지가 이제야 좀 스스로를 괴롭했던
그 어두컴컴했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는 여유가 좀 생기신 듯 허다.
(왜냐면 어제 집으로 돌아와 소주를 먹으면서 얘기를 했는데, 안 싸웠다. ㅋㅋㅋㅋ)
굿이여. 굿이고말고. 짝짝짝. 제발 좀. 그게 정말 숙원이었어.
이제 아부지도 지난 것들은 그냥 묻어놓을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지게 된 것이라.
그러자구요. 그렇게 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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