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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와 맷데이먼

일요일 2019-06-04 11:12:09

by 나탈리와맷데이먼 2024. 9. 24.
 
재헌이 형 말을 빌리자면 꼭 학교 다닐 때 소풍가듯 죽 줄 지어서서 인도자를 따라가 배를 탔다.
명부에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적었다. 비고란에는 동생이라고 적고 난 다음에 선실 밖으로 나왔다.
배가 의외로 빨랐다. 갈매기도 날아댕겼고.
햇살이 파도에 부딪혀 산산히 깨어진다는 게 이런 건가 새삼 생각했다.
 
산골이 이뤄질 때 누나한테 다시 전화했다.
통화하면서 누나가, 가슴 속에서 퍼올린 두 개의 기억을 언급했다.
형한테 과외를 해 주던 시절에,
성적이 너무 안 나와 충격을 좀 줘야겠다 싶어 모질게 했던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 때 형 표정이 마음 속에서 떠오른 건지 먹먹해했다.
 
다른 하나는 왕래가 잦지 않았던 십여년 전 누나랑 형들이랑 만났을 때.
이 놈 대체 요즘 뭐하면서 사냐고 날 들먹였었다고 한다.    
형이 좀 평소에 그러긴 했었다.
특히나 정말 간만에 한 번 볼까말까 한 나한테는 어쩌다 봤을 때마다
사람들 좀 챙기라고 욕 아닌 욕을 했었는데.
그게 혹시나 내가 자기처럼 혼자 힘들어하고 그런 건 아닐까
걱정되서 그런 거였을거라 누나랑 얘기했다.
 
우리는 좀 자기방어의 벽 같은 것을 너무 섣불리 세워버린 게 아니었을까 하는 얘기를 했다.
상처를 피하기 위해서.
혼자 속은 썩어 들어가는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웃는 얼굴만 보였을 사람을 생각하니.
우린 너무 일찍 많이 차가워졌구나 싶어서.
 
현정이누나가 한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는데.
이젠 더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어찌되었건. 사람이 죽은 후에 하는 말들이 그 사람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 수가 없다.
남은 사람들끼리 위안을 삼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겠지만. 글쎄.. 모르겠다.
 
처음 들었던 시간도 기억나고, 날씨도 기억나고,
부의금 계가 실수로 2만원 오바된 것도 기억날 거고.
문상객들 맞으면서 했던 농담들도 다 기억나고. 그럴 것인데, 
그 기억들이 떠오를 때마다 슬프지는 않을 것이다.
 
아까도 이야기 한 것처럼.
뭔가 일찍부터 포기를 하겠다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