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처음 시작한 것은 시즌 1이 업로드된지 얼마 안됐을 무렵이었는데
모든 시즌이 종영되고 거의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끝을 보았다.
왜 그랬을까.
시즌 4까지는 어찌저찌 괜찮았던 드라마가 시즌 5로 넘어가니까는 잘 모르겠는거다.
항상 여기서 끊겼어. 정주행 시도만 거짓말 안 하고 수십차례는 됐을거다.
그런데 정주행마다 항상 시즌 4까지는 죽 잘 보게 되는데,
항상 시즌 5가 되면 볼 에너지가 남질 않았다.
정주행 시도는 불가피했다. 나름 복잡한 내용의 드라마잖아. 정치판 얘긴데.
이것이 내 시청 에너지를 고갈시킨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전적으로 드라마의 매력 부재이다.
이번에야 정주행을 겨우 끝내면서 뭐가 문제였는지 좀 생각해보고 싶다.
톰 예이츠. 이 새끼가 가장 큰 문제다. ㅋㅋ 이 새끼 나오면서부터 재미없어졌다.
이 새끼는 이 새끼라고 불러줘야 한다. 이 새끼를 계속 이렇게 출연시킬 이유가 대체 뭐였담?
뭐 이야기의 산만함. 과다한 서브 플롯의 양. 이런 얘기를 꺼내보면 이 새끼가 빠질 곳은 없다.
그냥 병신새끼.
가다를 뽐내려는 새끼들이 셀 수 없는 이 드라마 인물 중에서도 특히나 있어보이는 척 하는 새끼.
기괴한 백악관의 괴물들을 표현하려는 소재로 쓰였다는 것에 일정 부분 인정하나.
좀 적당히 나왔어야지. 시즌 5까지 질질 끌고 가더니, 결국. 이 양반도 예술적으로 보내버리더라.
윌 콘웨이와의 대결은 초반에는 얼마나 흥미진진했는지.
내가 수차례 정주행을 반복하면서도 시즌5 초반까지는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그래서였다.
근데 막판에 이 멋진 놈을 결국은 스토리적으로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트라우마와
걍 알 수 없는 의혹으로 무너지는 병신 성격파탄자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야. 정치 쉽구만. ㅋㅋㅋㅋ
마크 어셔 이 새끼는 뭐하는 새끼야? 그래서 니가 하고 싶은 게 뭐야? 뭐였어?
제인 데이비스 이 새끼는 뭐 데우스 오브 마키나야? 하늘에서 뚝 떨어진 어둠의 제왕이야?
근데 어쨌건 결국은 다 클레어님께 무릎 꿇잖아. 됐지 그럼.
더그 스탬퍼 더글라스 스탬퍼 이 병신 새끼한테 뭘 기대한 내가 병신이다.
사이다를 바란 것이 절대 아니다. (물론 클레어 쌍년이 죽길 바란 것은 사실이다)
단지 더그라는. 절대적 충성심을 가진.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던.
그래서 모두가 두려워했던 인물이 저렇게 찌질이처럼 우는 와중에 찍 죽어버리면 안 되는 거였다.
시즌 6의 마지막 화까지 보면서 의혹이 들 수 밖에 없다.
뭘 보여주려고 한거지.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던 거지.
시즌 6는 인물들이 제 4의 벽을 뛰어넘는 장면들이 유독 많고,
그 중에서도 클레어의 신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굉장히 오바스럽다고 생각했다.
클레어가 당근 주인공이니 비중이 많은 것은 당연한데,
이게 분명 프랜시스가 써먹을 때는 적재적소에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년은 걍 '나 이만큼 위트있고 계획있는 년이야!' 젠 체하는 느낌이 심하다.
맥락이 없는 거다, 연출에.
조금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ㅋㅋ 이런 연출의 과잉스러움이랑
미드 대사 특유의 그 위트를 뽐내지 못해 죽겠는 느낌이 이젠 너무 싫은데
시즌 5와 6에서 그 대미를 장식하였다.
내용은 겁나 산만하고 줏대가 없는데 그 위에 그냥 겉멋 든 대사와 연출로 발라버렸다는 생각.
이럼 뭔가 있어보이겠지, 라고 쉽게 생각하고 전 시즌들의 명성에 기대어
좀 어찌저찌 길게 좀 늘려보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좆같은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기억에 남는 묘한 신들이 몇 개 있었다.
모두 여자로 구성된 내각을 소개하는 신이라든가.
남성 혐오자라는 단어를 알고 있냐고 군 회의중에 뜬금없는 질문을 할 때라든가.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할 만한 연출을 한 건가, 페미니스트들을 욕먹일 연출을 한 건가. ㅋㅋ
의도가 어찌되었건 별로야. 재미가 없잖아.
데이비드 핀처 씨는 뭘 한 거야?
인터넷에 리뷰글을 남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보자면,
시즌 1,2까지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 대다수인데 나도 공감한다.
어, 시즌 3이 뭔 내용이었드라 싶어 잠깐 되짚어봤는데
클레어가 고상한 걸음걸이로 그야말로 사방을 열받게 하고 댕기는 시즌이었다. ㅋㅋ
모든 시즌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레미 댄튼과 재키 샤프 커플.
두 사람은 타짜의 고니가 결국 신의 손이 되어버린 것과 견줄만한 결단을 했다. ㅋㅋ
드라마가 드라마로서 기능을 할려면 이런 커플 정도는 있어야...
철학자 시몬 베유의 그 '단조롭고 척박한 악 어쩌구...' 하는 멋진 문구가 생각나는 드라마다.
시즌 후반은 너무 재미없고 뻔한 괴물들의 이야기만 보여줬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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