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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ㄱㄲㄹㅁㄷㅈ

송년의 밤 2011-01-01 06:49:13

by 나탈리와맷데이먼 2024. 9. 21.

12월 31인데, 이상해.
한 두 해 전에 비하면 굉장히 이대 앞이 한산하여 묘한 표정을 지으며 카운터에 앉아있다가 왔다.
물론 DVD룸에 도착했던 밤 10시 즈음에는 빈 방이 없이 모두 들어차 있었으나.

모든 분들 자정을 기점으로 샥.

음. 너무 뭔가 오래 있었어. 맞아.
3년이 다 되어가니까 심지어 손님 숫자도 만족스럽지가 않아. 

<인셉션>이 블루레이로, <레지던트이블4>가 3D로 새로 들어옴. 
사실 사장님께서는 두 달 전 즈음하여, 
방 하나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랑 LCD 티비를 새롭게 설치하면서 의욕을 불태우셨으나. 

흥행은 저조하다. ㅋㅋㅋ
덕 본건 왠지 나 밖에 없는 것 같아서 약간 죄송스럽다
(<여인의 향기>랑, 극장에서 보고 온 인셉션을 또 보며 '와, 이건 정말...' 감탄을 연발).
티비에서나 사람들이나 블루레이 블루레이 하는 이유가 있었음을 깨달아서 왠지 뿌듯.

허나 오늘은 31일이라, 아랫쪽에 있는 가게가 새벽 3시가 넘도록 떠들썩하다.
사실 우리 DVD룸이 있는 건물에는 레스토랑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일반적인 식당이고
새벽까지 흥겨운 나머지 한 곳은 왠지

제 3세계를 포함한 듯한 외국인들까지 들락거리는 묘한 곳이다.
라이브 세션을 연주하는가 하면,

어느 날은 클럽에서나 들을 법한 라운지가 들려오는 참 묘한 곳이다. 
사장님이 아무래도 외국인이 아니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인 것 같다. 

그나저나, 새벽에 로비에 나가보니 재즈 세션이 라이브를 하는지 듣기가 좋아.
문득 드는 생각이 새해가 다가올라니 생각이 간결해졌는지,

단순해졌는지 고냥고냥 받아들여져 또한 좋다.
세상에. 저게 사실 뭐 별 끝내주는 연주도 아닌데, 
드럼소리가 언제부터 저리 따뜻하고 착 달라붙는 소리였는지 의아하여. 
왠지 DVD룸 자동문 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현실을 느낄까 봐서(ㅋㅋㅋ)

한 동안 그냥 로비를 서성거렸다.

아무래도 재즈드럼은 배워야겠어. 졸업하고 취직하면.

생각해보면 나는 OST랑 풍경을 포함하는 분위기 위주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왠지 트레일러에 적지 않게 속는다. 
가끔 해외영화 DVD 스페셜 피쳐에 예고편 영상까지 수록되어 있는 경우가 꽤 많아서 
본 영화를 다 본 후 예고편 영상을 볼 때가 있는데,
정말 '저 부분 정말 별 거 아닌 덴데' 라는 장면가지고 만드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아서 웃긴다. ㅋㅋ
왠지 영화마다 성격이나 분위기가 다 달라도 트레일러는 비스무리한 것 같아서 그것도 잼있다. 
'영화같은 트레일러' 라고 하면 '왠지 묘하긴 하지만 멋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예고편의 목적이 사실 '낚시' 이기 때문에

'개봉 후에도 화제가 되는 예고편' 이란 것은 좀처럼 없겠어.

서성거리면서 또 문득 드는 생각이, 
챔버는 아무리 다방면에 관한 지식이라든가 신개념 문화적 소양을 갖추고 싶어도
영화에선 그게 안 된다는 것이었다. ㅋㅋ(난 정말 요 몇년간 재미있는 영화가 없어)
챔버가 좀 원래부터 속물적인가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상하게 인디음악은 인디, 인디영화도 그냥 인디. 
무언가 담백하고 조근거리는 평이한 예술영화라던가, 

충격적인 소재를 담담하게 그린다는 취향의 그런 영화가

아무래도 인디영화 쪽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진짜 재미없어. ㅋㅋㅋㅋ(물론 제 소양이 부족한 탓이 크겠습니다.....)

뭐 그렇다고, 포스터가 휘황찬란한 메이저 영화라고 잼나는 건 또 아니라서
그래서 난 결국 문화 -> 최신영화 라는 카테고리에

왠지 난 총체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프다.  
한국이 낳은 인간탐구 환상문학의 대부 이영도가 90년대 말,

그의 대표작 <드래곤 라자>를 하이텔에 연재하면서
'영어에 대한 영원한 노스탤지어를 가지고 있다' 라는 개그를 쳤는데

영화에 대한 내 기분이랑 똑같다.
동경하지만 닿을 수 없어 끝없이 그리워한다는 그 느낌. ㅋㅋㅋ

<레터스 투 줄리엣>이 VOD 업뎃되었다. 요건 과연 어떨지?
(난 이런 취향인데디가 박회장도 이런 취향이라 뿌듯했음)
그러고 보니 박회장... 군대는 안 추울라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