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부지께서 침대에 누워 티비를 보시다가 잠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지환아, 니가 내 옆에 있어서 행복하고 그것이 내가 사는 이유 같다'
나도 이제 28살이나 먹은 다음에 아부지랑 둘이서 마시는 술이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괜시리 마음이 찡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애써 약하게 웃었다.
'갑자기 왜 그래요, 아부지. 이상한 소리나 하고'
'수제비 해 줘. 인터넷에서 찾아봐서'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 이라고 얘기해본다면
음, 어무니가 정확히 무얼 좋아하시는지는 지금도 몰라서 마음이 약간 무거워지네..
아부지의 경우엔 확실히 말할 수 있는데 그게 칼국수랑 수제비다.
덕분에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수제비를 해 볼 명분이 생겼다.
레시피 출처 : '옥쓰 블로그입니다(http://ky4016.blog.me/150132288831)'
1. 감자는 전에 감자채 만들고 쓰다 남은 것이 두어 개 있고,
애호박 하나랑 밀가루랑 마른 멸치를 사왔다.
2. 밀가루 두 컵 반, 물은 반 컵 정도에 계란 하나면
둘이 한 끼 먹기에 알맞은 반죽이 나오는 것 같다. (소금간)
치대고 치대서 노랑색 동그란 반죽이 되면 냉장고에 넣고
30분정도 기다리면 쫄깃한 반죽이 된다고 하셨다.
2. 반죽을 냉장고에 넣고 좀 놀다가 냄비에 한 대접 반 쯤 물을 받아
멸치를 열 마리 정도 넣고 끓이기 시작해서 끓으면 불을 줄이고 우러날 때까지 기다린다. (10여분)
3. 기다리면서 호박이랑 감자를 대충 썰어두는데,
반달모양으로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 나도 반달썰기. 마늘도 한 개쯤 다져놓는다.
4. 중불 정도로 올려 감자를 제일 먼저 넣고, 반죽을 찢어서 물이 튀지 않게 던져넣는데(뜨거운 물방울)
내 맘대로 울퉁불퉁 막 찢어서 넣으니까는 속까지 익지 않고 딱딱하니까
넓게 찢어서 넣는 게 상식. (바보)
5. 잠깐 놀다가 호박이랑 다진 마늘을 넣고 계속 끓인다.
감자가 익은 걸 확인하면(썬 감자는 금방 잘 익는다)
불을 끄고 계란 한 개를 풀어서 넣고 휙휙 저어주면 된다. (끝)
역시 소금간을 적절히 하고, 반죽을 넓게 잘 찢어넣는 것이 포인트이다.
맛있는 걸 드셨으면 '맛있다'라고 말씀을 하셔야지,
'수제비 맛이 나는구먼' 이라고 하신다면 사실 맛이 없다는 말씀이시다. ㅋㅋㅋ
'#나탈리와 맷데이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최근의 3개월여 2012-09-04 04:22:48 (0) | 2024.09.22 |
|---|---|
|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봅시다 2012-04-24 01:58:32 (0) | 2024.09.22 |
| 가끔 힘이 들 때면 2012-01-18 13:23:02 (0) | 2024.09.22 |
| 계절학기 등록 2011-12-21 11:56:59 (0) | 2024.09.22 |
| 똥폼 2011-12-21 11:56:25 (0) | 2024.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