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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와 맷데이먼

아부지가 2014-02-28 07:35:08

by 나탈리와맷데이먼 2024. 9. 22.

 

 
엊그제 문중회 핑계대시고 서울로 올라오셔서 집에서 술 한잔 함께 해주셨다. 
 
아부지는 요즘 광주에서 색소폰과 드럼을 배우고 계시는데
학생시절 트럼본을 연습하셨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아부지가 나보다 음악적 선배이다. 
 
커피잔에 차 있는 페트병 맥주에다가 소주 반 잔을 털어넣으시고 
색소폰 연습에 대해 말씀하시며 기쁜 웃음을 짓는 아부지와 마주앉아 있자니.
 
그냥 좋았다.
 
 
힘들었던 지난 일들에 대한 기억이 결국 또 나왔고, 
언성을 높일 수 밖에 없을 만한 지겹고 속 터지는 이야기들도 항상 그랬듯 수차례 반복되었지만.
역시 아부지는 완전히 옛 기억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금 확인했지만.   
 
어떻게 해, 그걸.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아부지한테 건방지게 소리쳐가면서 화를 냈지만 
사실은 아부지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어쩜 그래서 더 답답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좋았어. 아부지가 다시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는 그 자체가. 
출근한 후에 아부지한테 전화를 했더니 아직 서울에서 친구분들 만난다는 말씀과 동시에 
아들아, 고맙다고, 배웠다고 하는 아부지의 미덥지 못한 18번 레파토리를 또 듣게 되었지만.
 
항상 다투고 난 다음 날, 미안함과 자괴감에 젖어있던 그런 게 아닌 
가볍고 즐거운 목소리라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그래서 나도 정말 고마웠어. 
 
 
 
최근엔 어무니가 집에 처음으로 찾아오셔서
어무니표 청소, 밥, 잔소리를 해주고 돌아가셨다. 
 
2014년에는 내 스스로 원초적이고 새로운 계획 설정 & 실행요소들이 많을 것 같아 혼자 뿌듯해했었는데
일단 연초는 무언가 좀 다시 어린애로 돌아간 느낌이라 묘하다. ㅋㅋ 
 
 
 
그나저나 넬 신보가 나와서 전화기에 집어넣고 들으면서 출근했는데
간만에 음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지만 
블로그를 관찰한 바, 역시 신도들의 열혈 쉴드가 판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몇 번 정자세로 청취해보고자 하고 있다. 
 
그 동안 좋아해서 들어왔던 팬이니까 까는 거 아냐? 뭔 말을 못하겠다 무서워서.
버스커 2집 때부터 아주, 까면 병신취급을 받아서 기분이 더러워.